이미 박혀져 버린
세상을 향해 박아버린
못 들은
좀처럼 벽에서
뽑혀지지 않는다.
세상이 가르친 고집인가,
내가 키워낸 아집인가.
무언가 걸기 위해 박아댔던 못 들은
뽑혀지지 않은 채
흉터가 되어버렸다.
시간이 문득 흘러,
새로운 못들이 생겨나
갈 때 쯤
과거의 못들을 보니
녹이 쓸어있었고 쓸쓸해 보였다.
시간이 흘러
다시 만져 본
그 못 들은
차가운 아집도
딱딱한 고집도 아니었다.
세상을 향해 박아 대던
나의 아픔들이었고
외침들이었고
내가 만들어낸
부끄러워했던 못들이었다.
그 못 들은
추억이 되었고
배움이 되었으니
이제 다시
그 못 들을 의지하여
내 삶을 걸어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