국민일보,김아영 님의 스토리
“수상 소식 직후 기도 시작… 참빛 찾는다는 조카, 예수 만났으면”© Copyright@국민일보
“한강 작가를 축하하고, 저를 희생으로 키워주신 한 작가의 부친 한승원 형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. 형님 가족의 구원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해온 저는 ‘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’(렘 37:1~10)는 말씀처럼 형님 가족과 온 세상에 복음의 메시지를 가감없이 전하고 싶었습니다.”
한충원(68·사진) 목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. 한 목사는 지난달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삼촌이다.
앞서 한 목사는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조카인 한강 작가에게 쓴 장문의 서신을 공개했다. 한 목사는 A4용지 20장이 넘는 분량의 서신에서 한 작가와의 어릴 적 일화와 더불어 ‘채식주의자’ 등 한 작가 작품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고마움과 걱정, 권면에 이어 복음 제시(전도)의 내용까지 담았다.
한 목사는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이 알려졌지만 축하할 길이 없었다. 종교 갈등으로 인해 오래전 한 작가 가족과 관계가 단절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. 한 목사는 수상 소식 직후부터 한 작가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고 한다.
그는 “조카의 수상 소식을 듣고 하나님이 편지 형태로 글을 쓰라는 마음을 주셔서 기도하며 열흘간 밤낮없이 글을 썼다”면서 “(가족 관계가) 상처난 과정이 다시 생각나 대여섯 번 울었다”고 밝혔다.
그는 자신의 편지 공개에 대해 제기되는 일부 논란과 가정사가 공개되는 데 대해 부담스럽지 않다고 전했다. 한 목사는 “45년간 직장 생활을 통해 인생의 쓴맛과 단맛 모두 겪고 이 자리까지 주님만 바라보고 왔다”며 “예수님을 전하는 것 때문에 제가 (혹여) 망가지고 깨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. 각오하고 쓴 것이다. 편지를 쓰면서 많이 울었다”고 말했다.
한 목사는 편지에서 “노벨상 수상으로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다”고 밝혔다.
한 작가의 대표 소설 ‘채식주의자’에 대해선 “형부와 처제 관계 및 장면 묘사는 작품 구성상 필수적이고 극히 일부인 내용이라 해도 비판받을 만하다. 절제력과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읽어서는 안 된다”고 선을 그었다. 이어 “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에도 나오는 패륜 관계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왜곡된 윤리 의식과 성 관념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, 모방 범죄도 부추길 수 있다”며 “작품을 다른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”고 덧붙였다.
그러면서 “우리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일들이 진저리나게 많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춰 주고 세상에 소망을 안겨주는 작품을 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”라며 “먼저 조카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세상에 비추기를 바란다”고 말했다.
한 목사는 편지 후반부에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 타락,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과 하나님 나라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‘복음 제시(전도)’의 내용도 건넸다. 그는 “과거에 조카가 매스컴에서 ‘나도 참빛을 찾고 싶다’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”면서 “이제 세상을 비추는 ‘참빛’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, 위로를 안겨주는 위대한 작가가 되길 기도한다”고 마무리했다.
한 목사는 2014년 개척한 행복이넘치는교회(기독교한국침례회)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다가 지난 9월 은퇴했다.